센터활동소식

[월례 학습회] 10월. 21세기 농촌 마을 문화의 재구성

  • 남해마을공동체
  • 2022-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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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군마을공동체지원센터>에서 한 달에 한 번 진행하는 월례학습회 소식입니다. 지난 10월 28일 진행된 학습회는 『마을』 7호(2021) 특집 주제인 '21세기 농촌 마을 문화의 재구성'으로 진행했습니다. 

 

학습회의 주제인 '21세기 농촌문화'. 문화라는 주제가 어떻게 보면 광범위한 주제이긴 하지만 '농촌문화'라는 구체적인 범위를 설정해 놓고 과거, 현재, 미래를 살펴보고자 했습니다.


 『마을』 7호(2021)에는 특집 주제와 관련하여 7개의 글이 실렸습니다. 박영선 편집위원장은 서문을 통해 이번 특집 주제인 농촌문화에 대해 "공통성과 자율자생성, 개방·다양성, 생태·적정성의 방향에서 다각도로 검토하고 새롭게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며 집필 의도를 밝히고 있습니다. 


농촌문화의 현재성


우리는 농촌문화라고 하면 흔히 머릿속에 떠올리는 풍경들이 있습니다. 이웃집 숟가락 갯수까지 다 알 정도로 밀접한 이웃관계라던지 옛부터 전해내려오는 두례, 향약 같은 공동체적 문화를 떠올리지만 현재의 농촌사회는 과거의 문화와 많이 달라진게 사실입니다.

심각한 고령화와 줄어드는 인구는 이제 말할 것도 없고 문화적 측면에서도 도시문화에 종속되어 있습니다. 도시문화라는게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여기서는 '상품화', '소비주의', '시장경제'의 차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농촌문화를 이야기하고 재구성을 고민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앞섭니다. 


그 불편함은 수렵채취 시대와 농경사회를 거치며 만들어진 마음이었다. 이처럼 근대의 시스템은 인간의 가장 자연스럽거나 오래된 마음을 불편한 것으로 만든다...(중략)...200년 동안 네 번의 산업혁명을 겪으면서도 우리가 계속 농경이라는 가치와 농촌이라는 장소를 애기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함성호. 마지막 혁명. 《마을》 7호. 2021


건축가 이자 시인인 함성호 님은 우리가 농사와 농촌을 이야기 하는 이유를 '불폄함'에서 찾습니다. 이 불편함이라고 하는 것은 자본주의 시장경제 시스템에서 타자의 어려움에 대한 연민의 감정일 수 있는데 그 근저에는 인류가 농사를 지어온 9800여년의 습성에 근거한다고 봅니다. 유전자에 각인된 그 습성은 아무리 산업혁명을 거치고 경쟁과 효율이 극대화된 자본주의 사회라도 바꿀 수 없는 습성이자 감각이라는 뜻입니다. 


농촌의 정체성과 농촌다움

토론의 여지는 많았지만 수천년에 걸쳐 형성되어온 농경문화는 정해져 있는 혹은 정체되어 있는 문화가 아니라 시대에 따라 변화되어 온 것 또한 사실입니다. 따라서 현재의 농촌 정체성에 대한 문제, 농촌다움의 문제 역시 변화되는 시대 그리고 농촌에 살고 있는 주체들의 상황과 맥락에 따라 전망해 볼 수 있습니다. 

 

농촌에 팽배한 악습을 성찰하고, 배제와 소외를 야기하는 중심성을 해체하며, 지속가능한 생태와 환경을 구축하는 쪽으로 농촌다움을 사유해야 한다.

                    진명숙. 농촌의 다원적 정체성과 바람직한 농촌다움. 《마을》 7호. 2021


진명숙 문화인류학자는 '농촌의 본질적 정체성은 존재하는가'라는 도발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서두에 언급했던 '농촌'하면 떠올리는 문화라는 것은 어쩌면 상상속의 산물 내지는 문화의 한 단편만을 본 것은 아닌지 다시 묻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농촌사회 역시 다원적 주체들이 만들어가는 시공간이라는 점인데, 이 때문에 농촌문화라는 것을 정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여기서 농촌다움을 사유하기 위한 조건들을 몇가지 제시합니다. 첫째가 젠더감수성, 둘째가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의 생태와 환경, 셋째가 마을공동체가 작동하는 방향으로 설정되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농촌문화의 재구성을 위하여


이번 학습회를 통해 '농촌문화'가 '도시문화'와 비교되어 이해하고 분석하기 보다 지금 현재 농촌 사회의 현실과 주체의 문제를 잘 살펴봐야 한다는데 공감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재구성의 방향 역시 앞서 지적한 젠더 감수성 등 보다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다는데 공감했지만 누구와 어떻게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서로 내놓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마을공동체 회복과 활성화라는 중간지원조직의 정체성과 역할이 그 방향에 대한 질문과 성찰 그리고 주체들을 만드는 조력자로서 기능해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11월 월례 학습회는 다함께 즐길 수 있는 자리로 마련할 예정입니다.

곧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